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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1일 수요일

이 얼마만의 풀샷 크리쳐 - <리추얼 숲 속에 있다> (2017년작, 데이빗 브루크너 감독/ 롭 제임스 콜리어, 레이프 스폴 주연)




주인공은 위기의 친구를 돕지 못한 죄책감에 빠져 살다 친구의 추모여행에 동참한다. 당연히 추모여행에 참가한 친구들은 죽은 친구와도 친했던 사람들이고, 최소한 주인공과 그들의 사이엔 묘한 공기가 감돈다. 그러다 지름길로 간답시고 숲으로 들어가고, 웬 크리쳐가 등장해서 그들을 하나씩 죽이는 게 전체적인 스토리.

영화는 전반적으로 두서없다. 숲에 들어가서부터 더더욱 죄책감에 시달리며 죽은 친구의 환영까지 보는 주인공은 사이코스릴러를 연상시키고, 숲의 나무들에 그려진 기괴한 문자들이 흑마술의 냄새를 물씬 풍기다가 또 전혀 생뚱맞게 야크와 인간을 버무려놓은듯한 크리쳐가 전형적인 크리쳐물의 공식대로 그들을 찢어발긴다. 후반에 어떻게든 저 모든 상황들을 정리해보려는 각본의 노력은 보는 사람이 가여울 정도.

그런데 재밌는 건 또 모든 부분에서 중간치기는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음산한 숲과 흑마술의 분위기는 영화의 기반을 잘 잡았고, 사실상 맥거핀인 주인공 일행의 사연들도 맥거핀으로서의 몫은 해낸다. 크리쳐는 심지어 중박 이상이라, 간혹 클로즈업 장면에서 싼티가 흐르는 것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근래에 보기 힘들었던 그로테스크함을 자랑한다. 단순히 채도가 어두울 뿐 끝내주는 풀샷 씬도 자주 보여주는데, 대충 꼬리 눈깔 아가리만 한두번 내비추다 짜쟌 골로 갔습니다 하고 영화 끝내버리는 머저리같은 쌈마이 쓰레기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잡탕 영화라 크리쳐가 그 이상의 역할을 해주지는 못했지만, 장르 팬으로서는 대만족.

그 어떤 공포 장르의 팬이라도 중간은 갈 것이고, 크리쳐 장르의 팬이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사실 크리쳐에 대한 장광설을 써내려가고 싶지만 다음 기회로 미룬다. 크리쳐 다이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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