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ADHD를 넘어서 정신이상에 가까운 남자애와, 그 아이를 홀로 키우는 과부가 바바둑이라는 괴물에게 위협당하는 영화...라고 소개하면 완전히 틀린 요약이다.
세간의 평가가 아주 높은 영화다 보니 힙찔이 기질이 발동해서 좆쓰레기같은 영화라고 갈궈대고 싶지만 만듦새 자체는 나쁘지 않다. 특히 자식의 기행으로 고통받는 초반 전개는 굉장히 어노잉하다.
하지만 영화는 중반 이후 대놓고 과부와 자식 간의 신파극에 머무르며 관객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데엔 실패한다. 바바둑은 싼티나게 생겼으며, 자신에게 빙의한 바바둑을 쫓아내려 벌어지는 바바둑vs과부 괴성배틀은 실소가 터진다. 영화 내에서 으시시한 장면은 끝내주게 잘 만든 바바둑 그림책을 읽을 때 외엔 전무할 정도.
그렇다고 이건 크리쳐물이 아니라 사이코스릴러 영화입니다만? 하고 오리발을 내밀기에는 결국 과부의 폭력성을 터뜨리는 게 '바바둑'이라는 크리쳐인 부분에서 이미 글렀다. 그러려면 아주 극단적인 특정 사건이 과부를 바바둑으로 돌변하게 만드는 스토리였어야지. 오히려 바바둑을 더 배제하고 애초에 자식새끼를 죽이고 싶었던 어머니와 자식 간의 혈투 쪽으로 가닥을 잡았더라면 훨씬 볼만했을 것. 그리고 그게 더 솔직했고. 솔직히 바바둑은 변명이잖아.
대놓고 공포물로서는 미달인 영화니까 기대하지 말자. 오히려 위에서 말했듯 만듦새는 괜찮으니, 후반에 크리쳐가 튀어나와서 과부와 오글거리는 샤우팅 배틀을 펼치기 전까지는 불편한 드라마로서 봐줄 만하다.
아마 진짜 공포스러운 건, 자기 애새끼의 좆 같은 부분만 따와서 극대화해놓은 듯한 꼬맹이 캐릭터의 행동들이 아니었을까? 언냐 언냐 저것 봐. 울집 애새끼도 꼭 저런다니까? 바바둑이 나와서 좀 죽여줬으면 좋겠는데-
(숨길 수 없는 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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