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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7일 화요일

죽어가는 장르의 꺼져가는 불꽃 - <갇힌 남자> (2018년작, 이너스게임즈)


요즘은 선택지 중심의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을 찾아보기 힘들다. 미연시를 제외하면 더더욱 그렇다. 역전재판 등의 대형 프랜차이즈가 남아서 장르의 명맥을 유지중이긴 하지만 그마저도 위태위태해 보인다.

이너스게임즈는 빌 발모어 탐정 캐릭터를 내세운 불의 단서 시리즈를 대표작으로 꾸준히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들을 만드는 보기 드문 한국 게임사다. 불의 단서2와 불의 단서 제로는 제작비만 좀 더 제대로 투입되었더라면 충분히 세계화도 노려볼만큼 좋은 스토리와 위트가 있었다.

하지만, 몇 개의 수작-개인적으로는 걸작-들과 꾸준한 범작 이상의 결과물들로도 마이너한 장르의 한계를 넘지 못했던 것일까. 한동안 텍스트형 모바일 게임의 유저층과는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무협지의 비주얼노벨화를 담당하다가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빌 발모어 시리즈로 돌아왔다.

결과물은 평이하다.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이미지 소모가 심했던 빌 발모어를 까메오정도로 출연시키고 메인이 되는 이야기는 전형적인 쏘우-라이크의 무언가. 다만, 그 부류의 스토리들이 으레 그렇듯 주최자에게 무슨 개똥철학이 있거나 참가자와의 기묘한 관계가 있거나 하는 것이 아닌, 단순한 도시전설에 가까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렇기에 게임의 주최 목적 등 수많은 떡밥이 설명되지 않지만 트루 엔딩의 반전에서 아! 하는 탄성으로 게임을 마무리할 수 있다. 짧지만 강렬한 환상특급.


(목적불명의 게임에 강제로 참가당하고 진행하는 것이 게임의 메인 스토리)


(게임을 진행하는 기괴한 병정 인형 마스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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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의 미래기관에서 파견된 주인공, 하지만 어떤 일이 생겼는지 알 수 없는 채 여주인공의 집에서 기억을 잃은 상태로 깨어나는데... 양키들이 jrpg감성을 따라하면 똥겜이 나온다. 차별이네 뭐네 하지만 동양인과 서양인은 사고회로 자체가 다른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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