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으로 그로테스크한 방식 덕에 그 어떤 매체에서도 정상인의 범행이라고 생각치 않을 정도의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을 쫓아도 피해자들 사이에서 더욱 기괴한 공통점만 발견될 뿐 정작 수사의 진행은 지지부진한 상태.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시(市)의 주민들은 결국 '개구리 남자'로 이름지어진 이 살인마에 대한 공포심을 이기지 못하고 폭도로 돌변한다.
굉장히 자극적인 전개가 빠르게 이어지기에 몰입감이 엄청나다. 사건 진행 중 꼭 여자랑 얽혀서는, 그 개인적인 관계 덕분에 결정적인 단서를 찾는다는 하드보일드 형사물의 정석을 정말 잘 요리해놨다.
하지만 문제는 결말부. 온갖 패닉사태를 터뜨린 희대의 살인극에 지극히 사적이고 명료한 목적의식이 있었음이 밝혀질 때, 소설은 완전히 그 힘을 잃어버린다. 예를 들면 이런 느낌이다. <나이트메어>를 본다 치자. 프레디가 온갖 기발한 방법들로 엘름 가의 아이들을 찢어발기고, 관객과 극중 등장인물들은 그 잔혹성과 비현실성에 압도당한다. 근데 알고보니 지능범의 짓이라, 프레디의 소행인 것처럼 일을 꾸미고는 자신의 진정한 동기를 프레디 괴담 뒤로 숨긴 것이다. 물론 말은 된다. 근데 이렇게 되면 저질러놓은 짓들이 쌓아올린 공포감이 팍 식어버리거든.
이런 류의 스토리가 끝까지 품위를 지키려면 진범의 카리스마가 엄청나야 한다. 대표적으로 <세븐>의 케빈 스페이시. 반전의 반전의 반전 끝에 정체가 드러나니 비열한 웃음이나 흘리면서 자뻑하는 흑막의 시대는, 꽤 예전에 지나갔다.
야레야레, 결국은 나에게 도달해버린 것인가-
상으로, 내 장대한 계획을 설명해주마-
좋아, 이렇게 되면 나의 패배인 것 같군...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둬라.
「事必歸正」, 모든 일은 결국 바르게 돌아간다는 것을-
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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