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영화 중엔 항상 이런 애매한 영화가 있다. 샘 닐이 극장에 앉아 웃고 있던 결말은 분명하게 기억나는데, 얘가 도대체 무슨 일을 겪고 극장에 앉아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 영화.
지금 보니 그럴 만 했다. 영화가 전반적으로 모호한 스토리가 주는 위화감과 그를 뒷받침하는 미장센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애가 이걸 보고 이해할 수 있을리가 없겠지. 이걸 이해하지도 못할 어린 시절에 어떻게 15세 관람가의 영화를 봤냐고? 세상이 다 그런거지 당연한걸 물어보나.
거장 카펜터 옹의 영화에 부연설명을 길게 달 필요따위 없다. 하지만 팬심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봤을 땐, 아무래도 조잡한 특수효과들이 눈에 걸리는 편. 특히 크리쳐들의 디자인은 너무 안일하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압도할 수 있는 아우라가 있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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