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수작~ 호평 입장에선 걸작으로 평가받는 영화.
각본의 힘 보다는 배우들의 힘이 더 강했던 영화라고 생각한다. 디카프리오의 퉁명스러운 아프리카 백인 연기는 뭐 거의 완벽의 경지. 제니퍼 코넬리의 억척스러움과 다이몬 혼수의 바보같을 정도로 순박한 원주민 연기도 굉장했다.
다만 각본이 그들에게 부여한 캐릭터는 화려한 연기에 비해 좀 약하다. 디카프리오는 갑자기 개심해서 착한 놈이 될만한 감정적 충격을 어디에서 받았는지 불확실하고, 제니퍼 코넬리는 또 언제 디카프리오하고 끈적한 관계가 된 건지 애매하다. 다이몬 혼수는 극 내내 일정한 상징적 캐릭터니 논외.
연출도 내용에 비해 가벼운 편이다. 피범벅의 전개가 계속되는데도 불구하고, 캐릭터들이 수없이 언급하는 아프리카의 비정함이 크게 와닿지는 않는 편. 공포스러워야 할 장면을 너무 가볍게 넘긴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느와르보다는 케이퍼 무비를 보는듯한 청량감.
불평을 조금 하긴 했지만, 상영시간 내내 재밌게 봤다. 피의 내전에 휩싸인 아프리카인들의 무거운 역사물 이런 걸 기대하진 말고, 광산에서 강제노역 중에 100캐럿 다이아를 발견한 흑인의 아프리카 탈출드라마 정도로 생각하면 실망 없이 완벽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앙 제니퍼 코넬리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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