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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9일 금요일

탐정이 아니라 음양사인 이유 - <우부메의 여름> (1994년작, 교고쿠 나쓰히코 저)


우부메는 여름에 자신의 아이를 맡기러 온다는 일본의 요괴이다. 그리고 어느 여름, 작중의 인물들은 20개월간 임신중인 한 여자의 사연을 취재하려다 괴기스러운 사건에 휘말리고, 음양사 추젠지 아키히코의 도움을 받아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망량의 상자>, <광골의 꿈>, <무당거미의 이치>등 이 사람 작품을 몇 권 읽으면서 느끼지만, <망량의 상자>를 제외하면 결말에서 밝혀지는 진실은 좀 너무 작위적이다. <우부메의 여름>에서도 온갖 방법으로 인격분열이 일어나는 것은 기본이요, 단체 환각상태나 최면까지 현실적임과는 꽤나 거리가 있는 편.

하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이 '탐정'이 아니라 '음양사'라는 설정을 빛내는지도 모르겠다. 어둡고, 괴기스럽고, 비현실적인 일련의 사건들이 전후 일본이라는 배경과 오컬트적인 전개 및 장광설들에 아주 잘 녹아들어서 이 작가만의 특유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이는 필독의 가치가 있다.

책에 대해 평가하자면, 억지스럽지만 <광골의 꿈>처럼 사건의 인과관계에 억지가 가득한 게 아니고, 책의 분위기상 이해해줄 만큼의 오컬트성을 잘 배치한 수작.


책<동서기담>에서의 우부메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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