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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30일 일요일
의외의 군상극 - <조작된 시간> (2004년작, 사쿠 다쓰키 저)
온갖 부정을 일삼아 부자가 된 사업가의 딸이 납치된다. 요구 금액은 1억엔. 하지만 경찰의 대처 미흡으로 딸은 살해당하고 만다. 이제 경찰은 자신들의 실수를 숨기기 위해 사건을 조작하기 시작하는데...
우선 굉장히 재밌는 작품임을 미리 알린다. 딸의 사망에서 위화감을 느끼는 사업가, 사건을 조작하는 경찰, 누명을 쓴 가짜 범인 각각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몰입도가 놀라운 수준이다. 긴장감의 완급조절은 극 내내 완벽하며, 자칫 난해해질 수 있는 법정물임에도 사건의 진행이 굉장히 명료하게 전달된다.
다만 한 가지 내 기대를 완전히 엇나간 부분이 있었으니, 장르의 정체성이었다. 나는 법정 스릴러일 줄 알았다. 변호사와 검사가 증거를 제시함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진행되는 사건, 예상치 못한 결말 이런 것들. 하지만 <조작된 시간>은 사실상 법정이 무대일 뿐, '법정물'은 아니라도 봐도 무방하다. 등장인물 중 단 하나도 제대로 된 인간이 없고, 이들이 얽혀 결국은 파멸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느와르'인 것이다.
이 정도만 기억하고 작품을 읽으면 아마 나처럼 전혀 다른 것을 기대하다가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 들진 않겠지. 그리고 좀 더 온전하게 이 작품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여담으로, 작품의 결말은 개인적으로는 사족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라쇼몽>의 마지막, 뜬금없이 아이가 울던 장면을 기억하는가? 그것과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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