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작은 마을의 주민들이 대거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유일한 생존자인 여자이는 한 보험조사원에게 입양된다. 이 보험조사원은 이제 딸이 된 여자아이와 함께 마을에서 살해당했던 사람들 중 유일한 외지인의 여동생에게 접근하고, 또 그러던 중 일이 꼬여 지역 야쿠자들의 일에 휘말린다. 그리고 경찰들은 대거살인사건의 주된 용의자로 보험조사원을 지목하는데...
좋은 점부터 말해 보자면 전개에 속도감이 있어 술술 읽힌다는 것, 그리고... 이제 나쁜 점을 말하도록 하자.
우선 사건에 매력이 없다. 프롤로그의 대량살인사건을 제외하면 사실 전부 그 실체가 명료하며, 야쿠자와 결탁한 지역 경찰들이 보험조사원을 압박하는 내용도 살해위협 원패턴이다.
다음으로 사건의 해결에 인물들이 기여하는 바가 좆도 없다. 결국 강간중독자인 야쿠자 아들내미가 사고를 쳐서 뜬금없이 모든 일이 해결되는데 이걸 보고 나한테 뭐 어쩌라고. 인간사회의 허무함에 대해서라도 알려주고 싶었는가?
셋째로는 별 아스트랄한 설정들이 넘쳐나고, 또 존나 의미없이 소비된다는 것이다. 보험조사원의 양녀이자 대량살인사건의 생존자인 여자아이는 그 트라우마로 초능력에 눈을 뜬다. 그리고 보험조사원은 사실 자위대에서 훈련받은 특수살인병기였다. 물론 작중 이 설정이 요긴하게 쓰이는 일은 없다. 미래예지능력이 있지만 그 미래를 알려줘도 보험설계사가 씹어버리고, 살인병기 설정은 결말부를 제외하면 오로지 '그는 프로의 위압감을 내뿜었다'같은 문장을 쓰기 위해 만들어놓은 것 같은 수준. 온갖 핑계를 대 가며 실력발휘를 못하고 야쿠자한테 개같이 쳐맞는걸 보면 힘숨찐이라는게 이런 걸 보고 하는 말인가 싶다.
마지막은 허무맹랑한 결말이다. 초능력을 각성했던 양녀는 또 갑자기 기억을 되찾으며 보험조사원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보험조사원은 야쿠자들의 보험사기를 조사하던 중 살인병기의 본능이 끓어올라서 갑자기 앞의 졸개들을 도끼로 찍어죽이기 시작하다 현장에서 체포당한다. 그리고 반 년 후 야쿠자는 '그냥' 보험사기극을 포함한 모든 범행을 들키고 감옥행. 시발 이걸 지금 말이라고 합니까?
77년엔 그렇게 볼 게 없었나. 아니면 한창 버블경제 시기라서 책에다 똥을 싸서 팔아도 수백만권씩 팔리던 시대 쯤 되는가? 야성 시리즈 하면 꽤 유명한 삼부작인데, 이정도로 거품덩어리인 소설은 간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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