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로 도망치는 중인 탈영병 에단 호크. 황무지를 건너는 도중 식료품이 떨어져 한 마을에 들렀던 그는 운 나쁘게도 마을 보안관의 불량한 아들과 시비가 붙고, 아들은 그 보복으로 에단 호크의 개를 죽여버린다. 분노한 에단 호크는 총을 들고 마을사람들을 쓸어버리기 시작하는데...
전형적인 복수극이지만 여러 모로 아쉬운 영화다. 일단 복수극에 있어야 할 것이 없다. 가오에 죽고사는 남자들의 자존심 싸움도 애매하고, 문답무용으로 쏴죽이는 비정함도 없으며, 그렇다고 복수라는 행위에 대해 고뇌하는 휴머니즘이 있는 것도 아니다. 캐릭터도 어정쩡하다. 복수극의 주체인 에단 호크는 딱히 화나보이지 않으며, 존재만으로도 카리스마틱한 존 트라볼타는 단순히 마을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늙은 보안관 역으로 오히려 복수극을 지지부진하게 만들어버린다. 의외로 메인 악역은 처음 에단 호크에게 시비를 걸고 이후 호크의 개까지 찔러죽이는 트라볼타의 아들인데, 이 아들내미는 시종일관 아버지 빽만 믿고있는 찌질이로 그려진다. 그럼 빽이었던 아버지라도 그럴싸하던가. 위에 말했듯 존 트라볼타의 역할은 정말 별 거 없거든.
결국 애매하게 화난 에단 호크가 그러지 말아달라고 말리는 존 트라볼타를 뿌리치고 마을 사람들을 쏴죽이는 영화가 된다. 관객한테 뭘 봐달라고 이런 걸 찍어온거야. 요즘 서부극이 다 그저 그렇네. 순도 높은 남자들의 이야기를 꺼내기엔 세상이 너무 변해버린 것일까.
진짜로, 영화 내내 아무것도 없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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