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짜깁은 기사를 썼다가 직업을 잃게 된 주인공. 재기를 위해 기삿거리를 찾던 중 멕시코에서 자신의 이름을 대며 생활하다 붙잡힌 친족살인 용의자의 소식을 듣고 그를 취재하게 되는데...
이런 부류의 영화에는 약하다. 영화는 명료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특정한 사건과 그 결과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영화 속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지려 한다. 인물들의 대화는 물론 진행과 결말까지 모호하다. '무언가 있을 것 같은' 대사들로 가득찬 영화인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로 끝내주기에, 우리는 배우들의 감정조차 그들의 대사를 통해 유추해야 하는 경지에 이른다. 그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믿고 있는 것일까? 화면은 언제나 인물들의 표정을 클로즈업하여 보여주지만, 우리는 그 미묘한 움직임에서 아무 것도 확신할 수 없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진실'이라는 단어의 뉘앙스와 그 정의의 간극에서 나오는 갈등을 다룬 영화다. 프랭코의 증언은 분명히 거짓이지만, 그가 그런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은 진실이기에 그의 증언은 <트루 스토리>라는 책으로 편찬되니까.
하지만 꽤 다양한 논제를 던지는 영화이기도 하다. 과학철학에서 그토록 외치듯이 진실이라는 것은 단순가변적인 개념일 뿐일까? 인간은 어째서 거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에 공감할 수 있을까? 판단이라는 것은 논리적인 행위일까? 영화의 진중한 문체는, 최소한 우리가 평소 잠깐씩 위화감을 느끼면서도 별 것 아닌 것처럼 넘겨버리는 몇몇 질문들을 들춰내기에 충분했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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