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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4일 월요일

직접 보고 판단하자 - <더 킹 오브 파이터즈> (2010년작, 진가상 감독/ 레이 파크, 메기 큐 주연)


(시놉시스는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적지 않습니다.)

이 영화, 포스터만 보고 욕하지 말자. 참고로 포스터의 인물은 왼쪽부터 시라누이 마이, 쿠사나기 쿄, 루갈 번스타인이다. 아니 씹 잠깐만 참아봐 욕하지 말라니까.

그래 메기 큐가 우리 기억속의 시라누이 마이처럼 튼실한 엉덩이에 태평양같은 슴가는 아닌 게 맞다. 레이 파크도 루갈 번스타인을 맡기엔 키라던가 이미지라던가 많은 게 다르지. 하지만 우린 영화만의 작품 해석도 존중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고질라는 왜 방사열선을 뿜지 않느냐고 게거품을 물며 까내리던 원작충들의 전철을 우리도 똑같이 밟을 필요는 없다.

잘 생각해보시라. 메기 큐는 이미 헐리웃에서 인정받는 동양계 배우다. <니키타>, <다이하드4>에서 활약하며 액션스타로서의 능력도 이미 입증했다. 쿠사나기 쿄 역의 숀 패리스? 이 사람은 더 대박이다. 우리 다 <겟썸>봤잖아. 그리고 학교에서 이거 보고 온 선배, 일진들한테 개맞듯이 두들겨맞곤 했잖아. 그리고 속으로 주인공 빙의해서 학교 제패하는 망상들 많이 했잖아. 그 정도로 표현력이 뛰어난 배우라고. 레이 파크? 이 사람이야말로 '진짜'다.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협>에서 다스 몰을 기억하는가? 오비완과 콰이곤 진을 상대로 2:1 라이트세이버 액션을 펼치던. 혹은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엑스맨> 초기작을 기억하는가? 별다른 능력도 없이 개구리처럼 혓바닥이 길 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탄전만으로 인상적인 스턴트를 펼쳤던 바로 그 돌연변이가 이 사람이다. 그야말로 헐리웃의 잔뼈 굵은 스턴트 액션배우인 것이다.

아직도 미심쩍다면 감독인 진가상을 보라. 일단 중국발 감독인것부터 쌈마이 냄새가 풀풀 풍긴다고? 하지만 이 사람이 그 유명한 <이연걸의 정무문>의 감독이라면? <성룡의 썬더볼트>의 감독이라면? 주성치의 <도학위룡>등을 감독하며 액션과 드라마 모두에서 그 가치를 충분히 증명한, 주먹질 액션영화는 역시 중국이랍시고 급파된 감독이 아니라, 게임산업에 호의를 가진 액션명장으로서 팬들에게 더욱 큰 즐거움을 주기 위해 자원한 것이라면?

오히려 포스터야말로 희대의 낚시이다. 최소 97, 많게는 아랑전설부터 게임의 역사와 인생을 같이 살아온 팬들의 눈을 흐림으로써 보석같은 작품을 눈 앞에 두고도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영화 최악의 오점인 것이다. 포스터 디자인팀 전부 엎드려 뻗쳐.

짤방까지 내려오면 뭐 있을 줄 알았는가.
영화의 내적 요소에 대한 평가는 한 줄도 적지 않겠다.
직접 보고 판단하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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