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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20일 토요일

골때리는 쌈마이 - <로그 온 배틀그라운드> (찰스 바커 감독/ 모피드 클락 주연)



신제품 가상현실 슈트 게임의 테스트 플레이에 당첨되어 의문의 빌딩에 모인 주인공들. 하지만 입은 슈트는 자력으로 벗는 게 불가능하고, 빌딩에서 나가는 문도 막힌 채로 플레이가 강제되고, 게임 내에서 피해를 받으면 슈트가 실제로 통증을 전달, 나아가서는 착용자를 죽이기까지 한다. 주인공들은 모든 미션을 클리어하고 빌딩을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

엄청나게 적은 등장인물, 엄청나게 한정된 공간, 엄청나게 싼티나는 그래픽, 엄청나게 유치찬란한 대사들. 다른 장르의 영화였다면 10분만에 꺼버렸겠지만, 이런 영화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영화는 자기가 대단한 드라마도, 일촉즉발의 긴장감도, 짜임새있는 복선과 반전 비슷한 무언가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으며,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깔끔하게 이 모든 것을 포기한다. 목버스터 영화를 보는 느낌. 어이가 없을 정도의 쌈마이함에 실소가 터지는데 이게 영화 내내 계속되니 의외로 재밌다. 개쌈마이 하면 빠지지 않는 대한민국 황금시각 막장드라마들을 보는 아지매들의 마음이 이런 것이리라.

퀄리티와는 별개로, 싼티로 승부보는 영화의 기본적인 예의는 갖췄다는 건 인정해줄 만한 포인트. 쓸데없는 설정놀음이나 캐릭터 드라마놀음에 진짜 '좆도 관심없다'. 시작 1분만에 메세지를 받은 주인공들이 테스트 빌딩에 모이고, 슈트를 입으니 웬 npc흑인 교관이 튀어나와 바로 게임을 진행시켜버린다. 근데 교관으로 등장하는 흑인 배우의 어설픈 연기에 벌써부터 웃기기 시작함. 진짜 병신같은 영화다. 이런 거 좋아하면 한 번쯤 봐둘만도.

솔직히 난 처음 주인공들 만나는데 걔중에 웬 버락 오바마가 섞여 있어서, 그때부터 쪼개면서 봤다.


바로 이 사람. 파커 소이어스라는 배우이고, 영화 끝나고 찾아보니 <사우스사이드 위드 유>라는 영화에서 진짜 버락 오바마로 연기했었다. 한참을 쳐웃었네. 왜냐면 이친구 게임 시작하자마자 총맞고 바로 뒤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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