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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24일 금요일

난 이 게임을 하기엔 너무 늙었서 - <사이터스2> (2018년작, 레이아크)


개인적으로 ez2dj같은 리듬게임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다. 내려오는 노트를 보고, 해당 노트에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그다지 유쾌하지만은 않았기 때문. 하지만 세상이 발전하면서 나 같은 사람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리듬게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터치스크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리듬히어로>같은 게임들은 나도 꽤 재밌게 즐겼다.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터치스크린이다. 그리고 세대가 거듭할수록 더 와이드한 화면을 지원했다. 그러니 이런 리듬게임도 나올 때가 됐다. 그렇게 나온 게 <사이터스>시리즈다.



게임은 아주 직관적이면서 역동적으로 리듬에 따라 터치할 곳을 표시해준다. 이런 것도 '노트'라고 말하는가?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 노트를 따라 바쁘게 손을 놀리는 건 꽤나 즐거운 일이다. 한동안 빠져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모든 곡을 전부 A이상으로 만들어놨다. 하지만 거기까지, 문제가 생겼다. 

첫째는, 흔히 휴대폰을 다루듯 양 손으로 파지한 채 엄지손가락으로만 플레이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 한 번에 여러 곳에서 노트가 튀어나오다 보니 엄청난 핸드스피드를 가진 고수가 아니면 엄지만으로 커버할 수가 없다. 이 말은, 돌아다니면서 혹은 잠들기 전 침대에서 등 흔히 핸드폰 게임을 하던 시간에 이 게임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폰게임을 각 잡고 하는 사람은, 있기야 있겠지만서도 많지는 않지... 그나마도 거의 컴퓨터로 돌리고.

둘째는 눈이 아프다는 것. 위에도 언급했지만, 폰게임을 각잡고 하는 사람들은 보통 컴퓨터 에뮬레이터를 사용한다. 왜 그렇겠는가. 작은 화면을 오래 보면 눈이 침침해지기 때문이다. 아마 늙었기 때문이겠지? 덕분에 끽해야 두세 판 플레이하면 뻑뻑한 눈을 비비며 게임을 끄는 것을 반복해야 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을 계속 겪다 보니 자연스럽게 게임을 지우게 되더라.


아마, 언젠가 큰 태블릿이라도 사게 된다면 한 번쯤 해볼 수 있을까. 그땐 또 목이나 허리, 혹은 어딘가가 아플까. 정말 재밌는 게임인데, 신체적 조건 미달로 게임을 접은 적은 또 처음이네. 무척 아쉽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세월은 흐르고, 나도 늙었지. 젊은 게임은 젊은이들에게 양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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