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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25일 토요일

불쾌한 골짜기의 비린내 - <기적의 분식집> (2018년작, 테일즈샵)


테일즈샵에서 스팀으로 발매한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솔직히 내 미연시 경험은 그리 많지 않다. 이 게임을 택한 이유는 딱 두 가지. 테일즈샵에서 기존에 나왔던 게임 중 한 개를 재밌게 플레이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요, 그날따라 별 움직임 없이 느긋하게 텍스트를 넘기는 게임이 끌렸기 때문이다. 결과는 미묘했다. 

나도 수십년의 인생을 씹덕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1세대 미소녀 뽕빨물들도 재밌게 읽었고, 뒷세대의 뽕빨물도 그리 자주 접하지는 않았지만 가끔 보면 나쁘지 않았던 느낌이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서 이런 장르에 대한 감흥은 줄어들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아예 공감을 못 할 정도로 폭싹 늙거나 장르에 무지하지는 않다 이말이다.

근데 이 게임은 씹덕내가 아닌 뭔가가 섞였다. 이건 비린내다. 작중 화자인 '나'와 플레이어인 '나'사이의 간극에서 새어나오는 비린내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난 당최 작중 화자의 심리상태를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내 말주변으로는 이 기묘하고도 불쾌한 골짜기의 감각을 딱 집어 분석할 수가 없다. 내가 이 게임을 하며 느낀 감각을 뭉뚱그려 표현하겠다. 이 게임은 여자애들이 '내가 남자들 좋아할만한 겜을 만들어봤어 꺄악꺄악'하고 자기들끼리 돌려 해보는 게임을 미연시라는 말에 낚여서 '찐'인 내가 잡아본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내가 뭐 오타쿠 오프라인 모임같은걸 하고있는 것도 아니고, 근래의 씹덕문화를 잘 모르는건 사실이다만, 요즘은 씹덕질이라는게 좀 유니섹슈얼해졌는가?

나는 이해할 수 없다. 

딱 이런 느낌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모르겠고, 사람인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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