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권 소송 끝에 사실상 패배하고 벨기에로 돌아온 장 클로드 반담, 항소비용을 찾기 위해 한 은행에 들어가지만 재수없게도 한창 강도질중의 현장이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호흡을 보여주는 영화. 하지만 장 클로드 반담을 캐릭터 이미지로 포장된 일개 소시민으로 보여준다는 취지는 완벽하게 실패했다. 반담은 영화 내에서 단 한번도 스타일을 구기지 않는다. 심지어 정 반대다. 범인에게 협박당하는 와중에도 나름대로 기지를 발휘하고, 반담의 부모님이 소환된 뒤에는 범인과 싸우기 직전까지 가며, 다시 자기 팬인 범인을 회유하여 인질을 석방하기도 한다. 이게 무슨 일개 소시민.
그렇다고 코미디가 잘 먹히는 것도 아니다. 중반부 뜬금없이 자기는 이렇게 성공했지만 세상을 위해 한 일은 없는 것 같다며 펑펑 우는 독백씬이 있는데, 블랙 코미디로 보기엔 글쎄. 사실 유럽의 유머에 대한 내 이해도 부족이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
스포를 좀 하자면, 마지막엔 결국 반담이 강도짓의 범인으로 몰려 2년형인가를 받는데, 아니 인질들 빤히 다 살아나왔구만 강도가 누군지조차 특정을 못 해? 이것도 코미디인가? 아 몰라 니들끼리 놀아.
<특명 어벤저> 신인 시절의 반담. 사실 그 뒤로 한참 나온 영화들보다 이 때 반담의 액션이 더욱 좋았다. <특명 어벤저>는 이후로도 시리즈로 나왔지만, 반담은 1편에서의 등장이 마지막. 저 과장된 표정을 보라. 근데 또 그땐 그게 멋있었음.
젊은 시절 반담의 몸. 저 당시만 해도 정말 엄청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기준으로 보니 그냥 몸 좀 괜찮은 남자배우 수준이다. 반담 뿐만 아니라 스탤론 등 그 시절 액션배우들이 지금 보면 다 그렇다. 어릴 적 아버지의 넓었던 등판도 지금 보면 작았겠지. 아마 그것은 추억의 크기가 아니었을까.
반담을 스타덤에 올린 <어벤저>, 덕분에 위위짤의 영화가 <특명 어벤저>로 개명된 것. 이소룡의 영화에서 타격리액션과 괴성만 뽑아 극대화시킨 것 같은 반담의 영화들은 지금 보면 엄청나게 촌스럽다. 이 촌스러운 감성이 먹히던 시절이라니, 내가 살아온 시절들임에도 지금 다시 상상해내기는 어렵네.
<장 클로드 반 존슨>에서의 반담. 이젠 너무 많이 늙었다. 이젠 그의 영화를 보면 가슴이 아플 지경이다. 참 덧없는 세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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