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목록

2019년 6월 5일 수요일

'진짜'들만을 위한 - <칼리굴라 이펙트 오버도즈> (2016년작, aquria)


인기의 AI뮤지션 '뮤'. 하지만 어디서부터 오작동을 일으킨 것인지, 이 '뮤'는 사람들이 모두 즐거운 세상을 만든답시고 가상의 세계를 창조, 사람들의 의식을 납치한 뒤 감금해버린다. 가상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뮤'의 음악에 심취하며 현실을 잊고 즐거워하는가 싶지만, 그런 세계에 위화감을 느낀 사람들이 모여 대탈출을 감행하는데.

포스터부터 씹덕냄새가 풀풀 풍기는 JRPG. 까짓거 나도 한씹덕 하는데 뭐 어떠랴, JRPG도 좋아하고 씹덕도 맞으니 도전하자 하고 도전했다가 완패당하고 이 글을 쓴다. 난 씹덕들이 학교생활에 왜 이런 환상을 가지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이쁜 여자애들, 게이같은 남자들, 초등학생들조차 기겁하고 도망갈 유치뽕짝의 부활동 헤프닝들. 덕분에 (당연히 씹덕 친구에게) 역대급 명작이라고 추천받았던 페르소나 3도 몇 시간 못하고 던졌는데, 이 게임은 더더욱 심하다. 항마력... 이라고 하기엔 이걸 즐기지 못하면 할 이유가 없는 게임이니, 학교에서 빵셔틀과 샌드백으로 한이름 날리던 '진짜중의 진짜'들만 도전해보자. 

다음은 게임의 내용물들.


1. 그래픽



일러스트의 느낌을 상당히 잘 살린 카툰렌더링. 싼티난다고 평하는 사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단, 이벤트씬은 싼티나는 게 맞다. 아무래도 표정의 세세한 애니메이션까지 만들 제작비는 안 되었는지, 씬 내내 무표정한 디폴트 얼굴 그대로임. 



2. 전투

꽤 화사한 전투 돌입

특이한 공상시 시스템

전투는 흔한 턴제전투. 하지만 여기에 '공상시'라는, 전투의 흐름을 미리 보여주는 시스템이 투입되어 맛을 더한다. 명령을 내리면 바로 실행하지 않고, 해당 명령 수행 시 앞일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보여주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이 예상화면을 보고 명령 확정을 할 것인지, 혹은 대기명령을 취소하고 다른 명령들을 내릴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상당히 흥미로운 시스템에 비해 전투 레벨디자인이 씹창났다. 혹시 게임을 할 생각이 있다면 무조건 '어려움'난이도를 선택하도록 하자. 그 전 난이도까진 사실상 원버튼 광클릭만으로도 깨는 데 문제없는 개똥겜이니까.


3. 야리코미


게임의 대표적인 야리코미는 위의 짤에 있는 저것. 게임 내에 엄청나게 많은 학생 캐릭터들이 돌아다니는데, 모든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대화의 마지막에 학생이 요구하는 서브퀘스트를 하나 들어주면 학생들의 관계도 및 서브퀘스트가 열린다.

하지만 학생들의 수가 많아도 너무 많으며, 각각의 학생들과의 대화는 그 어떤 의미도 찾아볼 수 없고, 한 학생이 주는 서브퀘스트는 거의 반드시 다른 학생과 연계되기 때문에 결국 좆도 쓸모없는 짓거리를 서브스토리 좀 보자고 수백번씩 반복해야된다. 도대체 누구 머리통에서 나온 생각일까. 



이런 쓸데없는 대화를 3번 주고받으면 학생이 서브퀘스트를 준다. 
제일 어이없는 건 잡담 내용도 복붙이라는 것. 다른 학생도 똑같은 소리를 한다.


총평은 똥겜. 그래도 현대적인 편의성과 취향이 맞다면 괜찮다고 평가되는 스토리, 꽤 흥미로운 전투시스템을 들고있는 터라, 만약 이 글을 보면서도 묘하게 게임이 끌렸다면 당신에게는 갓겜이 틀림없으니 당장 달려가서 플레이하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인상깊었던 장면들. 계속 이 페이스로만 유지되면 갓겜일텐데.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신규 쓰레기

노스텔지어, 그보다는 조금 더. - <에보랜드2>(2015년작, 시로게임즈)

모종의 미래기관에서 파견된 주인공, 하지만 어떤 일이 생겼는지 알 수 없는 채 여주인공의 집에서 기억을 잃은 상태로 깨어나는데... 양키들이 jrpg감성을 따라하면 똥겜이 나온다. 차별이네 뭐네 하지만 동양인과 서양인은 사고회로 자체가 다른 게 맞다....

쓰레기들